최영미 산문1 돼지의 변신(풍자시) - 작가 최영미(ft.프로필) 돼지의 변신 최영미 그는 원래 평범한 돼지였다. 감방에서 한 이십년 썩은뒤에 그는 여우가 되었다. 그는 워낙 작고 소심한 돼지였는데 어느 화창한 봄날 감옥을 나온 뒤 사람들이 그를 높게 쳐다보면서 어떻게 그 긴겨울을 견디었냐고 우러러 보면서 하루가 다르게 키가 커졌다. 그는 실제보다 돋볻이는 각도를 알고 카메라를 들이대면 그 방향으로 몸을 틀고 머리칼을 쓸어 넘긴다. 무슨말을 하면 학생들이 좋아할까? 어떻게 청중을 감동 시킬까? 박수가 터질 시간을 미리 연구하는 머리속은 온갖 속된 욕망과 계산들로 복잡하지만 카메라 앞에선 우주의 고뇌를 혼자 짊어진듯 하는 냄세나는 돼지 중의 돼지를 하늘에서 내려온 선비로 모시고 언제까지나 사람들은 그를 찬미 찬미하리라 앞으로도 이 나라는 그를 닮은 여우들 차지라는 변치 .. 시(Poem) 2024. 2. 18. 이전 1 다음